로마 시대의 자연학자 플리니우스는 달의 위상과 밀물·썰물의 크기·시각 사이에 반복되는 관계가 있다고 기록했습니다. 새달과 보름 무렵에는 조수의 범위가 커지고, 반달 무렵에는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패턴을 관찰했으며 다음 날 같은 조수가 전날과 정확히 같은 시각에 오지 않는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현대의 조석 이론과 같은 설명으로 보면 안 됩니다. 플리니우스는 달과 태양이 조석에 영향을 준다고 보았지만, 뉴턴 이후의 중력 이론이나 지구 전체에 작용하는 차등 중력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관찰한 패턴과 현대의 원인 설명을 분리해야 합니다.
플리니우스는 어떤 반복을 기록했을까?
《자연사》 2권 99절에서 플리니우스는 조수가 하루 동안 반복해서 차고 빠지며, 달의 상태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진다고 설명합니다. 새달에서 반달로 갈 때는 조수가 비교적 약하고, 보름에는 커지며, 이후 다시 줄었다가 다음 새달 부근에서 다시 커진다는 식의 월간 변화가 기록돼 있습니다.
| 달의 상태 | 플리니우스의 기록에서 나타나는 경향 | 현대 용어 |
|---|---|---|
| 새달 부근 | 큰 조수 | 사리(spring tide) 부근 |
| 상현·하현 부근 | 상대적으로 약한 조수 | 조금(neap tide) 부근 |
| 보름 부근 | 큰 조수 | 사리 부근 |
NOAA의 현대 설명도 새달과 보름에 태양·지구·달이 거의 일렬이 되어 조차가 커지고, 상현·하현 부근에는 태양과 달의 조석 효과가 부분적으로 상쇄되어 조차가 작아진다고 설명합니다. 패턴 자체는 고대 관찰과 잘 맞습니다.
왜 다음 날 밀물 시간이 조금 늦어질까?
플리니우스는 다음 날의 조수가 전날과 같은 시각에 오지 않는다고 기록합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지구가 한 번 자전하는 동안 달도 궤도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같은 지역이 다시 달에 대해 비슷한 위치에 오려면 24시간보다 조금 더 걸립니다.
NOAA는 하나의 ‘lunar day’가 약 24시간 50분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를 단순한 이상적 주기로 나누면 다음과 같은 교육용 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 달 기준 조석 주기 ≈ 24시간 50분
= 1,490분
반일주조의 고조→다음 고조 간격
≈ 1,490 / 2
≈ 745분
≈ 12시간 25분
고조→저조의 이상적 간격
≈ 1,490 / 4
≈ 372.5분
≈ 6시간 12분 30초

이 계산은 세계 모든 해안에서 실제 고조가 정확히 12시간 25분마다 온다는 뜻이 아닙니다. 대륙 형태, 수심, 해협, 만의 공명, 기상 조건 때문에 실제 조석 시각과 크기는 지역마다 크게 달라집니다. NOAA도 어떤 지역은 하루에 한 번만 큰 고조·저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고대인은 중력을 몰라도 상관관계를 알아낼 수 있었을까?
가능합니다. 원인을 정확히 모르는 것과 반복 패턴을 발견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항구나 해안에서 여러 달 동안 물 높이와 달의 위상을 함께 관찰하면 새달·보름 부근과 반달 부근의 차이를 반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별의 출몰로 계절을 판단하는 것과 비슷한 관찰 전략입니다. 하지만 이번 글의 대상은 별이 아니라 달의 월간 위상과 해수면의 반복 변화입니다.
플리니우스의 설명에서 현대적으로 맞는 부분과 아닌 부분
| 내용 | 평가 |
|---|---|
| 달과 태양이 조석 변화와 관련 있음 | 현대 과학과 방향이 맞음 |
| 새달·보름 부근에 조차가 커짐 | 현대 사리 현상과 일치 |
| 반달 부근에 조차가 작아짐 | 현대 조금 현상과 일치 |
| 현대의 차등 중력·조석력 설명 | 고대 기록에는 없음 |
| 모든 지역의 조석 시각을 단순한 고정 간격으로 설명 | 현대적으로는 불충분 |
현대 설명에서는 왜 달뿐 아니라 태양도 중요할까?
NOAA는 달이 지구 조석의 가장 큰 요인이지만 태양도 상당한 조석력을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새달과 보름에는 태양과 달의 효과가 강화되어 평균보다 큰 조차가 나타나고, 상현·하현 부근에는 두 효과가 부분적으로 상쇄됩니다.
따라서 ‘달이 바닷물을 당겨서 밀물이 생긴다’ 한 문장만으로는 실제 조석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지구·달·태양의 상대 위치와 해안의 지형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고대의 성과는 원인을 완성한 것이 아니라 반복을 잡아낸 데 있었다
플리니우스의 조석 설명에는 오늘날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달의 위상에 따라 조수의 크기가 반복해서 달라지고, 조석 시각도 매일 조금씩 이동한다는 관찰은 중요한 출발점이었습니다.
현대 과학은 그 반복을 중력과 지구·달·태양의 운동으로 설명합니다. 이 차이를 분리해 보면 고대 자연학의 강점과 한계를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Perseus Digital Library, Pliny the Elder, Natural History Book II, Chapter 99: 달·태양과 조석의 반복, 달 위상에 따른 조수 차이에 관한 고대 기록
- NOAA Ocean Service, What are spring and neap tides?: 새달·보름 사리, 상현·하현 조금의 현대 설명
- NOAA NESDIS, What Causes Tides?: 차등 중력, 24시간 50분 조석 주기, 지역별 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