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우주와 자연

행성의 역행, 고대의 설명과 2027년 화성으로 직접 확인하기

목차 7
  1. 하룻밤의 움직임과 여러 주에 걸친 움직임은 다릅니다
  2. 주전원은 뒤로 움직이는 구간을 어떻게 만들까요?
  3. 지구를 움직여 놓으면 같은 장면이 다르게 읽힙니다
  4. 2025~2027년 실제 행성으로 계산해 보니
  5. 그럼 역행 하나만 보면 어떤 모형이 맞는지 알 수 있나요?
  6. 계산 방법과 참고 자료
  7. 같이 읽으면 좋은 글

행성이 별들 사이를 가다가 잠시 멈추고 뒤로 움직이는 듯 보이는 현상을 역행이라고 합니다. 다음 화성 역행은 2027년 1월 11일부터 4월 2일까지이며, 이 글 후반에서 실제 날짜와 폭을 계산해 정리했습니다. 고대의 지구 중심 천문 모형은 큰 원을 도는 작은 원 위에 행성을 놓아 이런 방향 전환을 설명했습니다. 오늘날에는 관측자인 지구도 움직인다는 사실을 함께 고려합니다. 다만 보이는 경로를 잘 재현하는 것과 우주의 실제 구조를 입증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

여기서는 화성처럼 지구보다 바깥쪽을 도는 행성을 대표 사례로 삼겠습니다. 내행성까지 모두 똑같은 추월 그림에 끼워 넣거나, 고대의 모든 천문학자가 하나의 모형만 사용했다고 가정하지 않겠습니다.

하룻밤의 움직임과 여러 주에 걸친 움직임은 다릅니다

밤하늘의 천체가 대체로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일상적인 움직임은 여기서 말하는 역행과 구별해야 합니다. 역행을 알아보려면 날짜가 달라질 때 행성이 주변 별들에 대해 어디에 있는지 비교해야 합니다. 외행성은 보통 별을 배경으로 동쪽으로 이동하다가, 일정 기간 서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대학 천문학 교재 《Astronomy 2e》(OpenStax)의 고대 천문학 절은 이러한 역행이 행성 운동을 설명하려는 모형의 중요한 과제였음을 설명합니다. 사진 한 장에 찍힌 밝은 점으로는 역행을 알 수 없습니다. 별을 기준으로 여러 날짜의 위치를 연결해야 방향 변화가 나타납니다.

주전원은 뒤로 움직이는 구간을 어떻게 만들까요?

큰 원 위를 작은 원의 중심이 움직이고, 행성은 그 작은 원 위를 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작은 원을 주전원이라고 부릅니다. 작은 원에서의 이동이 큰 원을 따라가는 이동과 같은 방향으로 보이는 구간도 있고, 반대 방향으로 보이는 구간도 있습니다. 지구에서 본 두 이동의 합이 뒤쪽으로 향하는 구간을 만들면 역행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이때 ‘원을 하나 더 그리면 무조건 역행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원들의 크기, 속도와 위치 관계를 정해야 합니다. 문장과 간단한 그림은 가능 원리를 설명할 뿐, 특정 날짜의 행성 위치를 계산하는 완성 모형은 아닙니다.

두 원을 같은 방향으로 돌려도 가까운 쪽에서는 이동이 서로 반대가 됩니다. 다음은 지구를 고정한 단순 주전원의 한 순간입니다. 작은 원의 중심 C는 큰 원을 따라 위쪽으로 움직입니다. 작은 원이 반시계방향으로 돌 때 C의 왼쪽 점은 C에 대해 아래로, 오른쪽 점은 위로 움직입니다.

주전원의 가까운 점과 먼 점에서 접선 이동 방향이 다르다지구CC는 위로가까운 점: 아래로먼 점: 위로파랑: 큰 원을 따른 중심의 이동주황: 작은 원 중심에 대한 이동
방향을 읽기 위한 자체 순간 배치도입니다. 선의 길이는 속력 비례가 아니며 실제 행성이나 프톨레마이오스 모형의 궤도 수치의 복원이 아닙니다. 지구에서 가까운 점으로 향하는 시선은 두 이동을 합친 결과를 따라 바뀝니다.

예를 들어 중심의 위쪽 순간 속력을 5, 작은 원에서의 접선 속력을 8로 정하면 가까운 점은 5−8=−3, 먼 점은 5+8=13입니다. 같은 임의의 길이/시간 단위를 쓴 교육용 수치이며 위쪽을 양수로 두었습니다. 이 배치에서는 지구 오른쪽에 있는 가까운 점이 아래로 움직이므로 시선 각도는 감소합니다. 작은 원의 속력이 2였다면 가까운 점도 5−2=3으로 위로 움직입니다. 작은 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역행이 보장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또 프톨레마이오스의 실제 체계를 ‘지구를 정확한 중심으로 둔 원 두 개’로만 설명하면 지나치게 단순해집니다.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MacTutor의 프톨레마이오스 해설에 따르면, 원의 중심과 지구가 어긋나는 배치, 균일한 각운동을 판단하는 별도의 점인 이퀀트도 사용되었습니다. 여기서는 그 전체 계산 체계를 복원하는 대신 역행을 만드는 기본 발상을 살펴봅니다.

지구를 움직여 놓으면 같은 장면이 다르게 읽힙니다

현대의 설명에서 화성이 역행할 때 태양 주위를 도는 방향 자체가 뒤집히는 것은 아닙니다. 안쪽에서 더 빠르게 공전하는 지구가 외행성을 추월하면서, 지구에서 외행성으로 향하는 시선의 방향이 바뀝니다. 위치를 재는 기준점도 움직이기 때문에 생기는 효과입니다.

이를 분리해서 보기 위해 실제 태양계의 관측값이 아닌 가상 원운동을 계산했습니다. 안쪽 궤도 반지름은 1, 바깥쪽은 1.5로 놓고 같은 평면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합니다. 바깥쪽 각속도는 안쪽의 절반으로 정합니다. 길이는 임의 단위이며, 실제 지구·화성의 크기나 주기를 뜻하지 않습니다. 중력으로부터 궤도를 계산한 모형도 아닙니다.

장면태양 기준 각도: 안쪽 / 바깥쪽지구 기준 시선 각도
①−18° / −9°약 +7.98°
②0° / 0°0°
③+18° / +9°약 −7.98°
자체 가상 계산. 고정된 기준 방향에서 반시계방향을 양수로 정했습니다. 시선 각도는 소수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습니다.

두 행성의 태양 기준 각도는 모두 증가합니다. 그런데 지구에서 외행성을 바라보는 방향은 +7.98도, 0도, −7.98도로 감소합니다. ‘실제 공전이 뒤집혔다’와 ‘관측 방향이 뒤로 돌아갔다’가 서로 다른 주장임을 이 세 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구 위치를 맞춰 놓은 세 장면에서 외행성을 향한 시선이 위쪽에서 수평을 거쳐 아래쪽으로 바뀐다.① 추월 전지구외행성② 나란한 방향지구외행성③ 추월 후지구외행성
자체 제작 시선 도식. 비교를 위해 각 장면의 지구를 같은 자리에 옮겨 그렸습니다. 실제 공전 궤도도나 거리 축척도는 아니며, 점선은 고정된 기준 방향입니다.

그림의 지구는 비교를 위해 같은 자리에 옮겨 그렸습니다. 실제 계산에서는 두 관측 위치가 다릅니다. 각 위치를 반지름×cos(각도), 반지름×sin(각도)로 구하고 바깥쪽 위치에서 지구 위치를 빼면 ①은 약 (0.53048, 0.07437), ③은 수직 성분의 부호가 반대가 됩니다. 그 결과가 표의 시선 각도입니다.

2025~2027년 실제 행성으로 계산해 보니

가상 원운동 대신 실제 행성의 위치로 역행을 계산해 봤습니다. 천문 계산 라이브러리로 2024년 10월부터 2028년 초까지 화성·목성·토성의 황경(별을 배경으로 한 동서 위치)을 하루씩 구하고, 움직임이 서쪽으로 바뀐 날과 다시 동쪽으로 돌아온 날을 찾았습니다.

행성역행 기간일수뒤로 간 폭
화성2024.12.7 ~ 2025.2.2479일19.2°
화성2027.1.11 ~ 2027.4.281일19.5°
목성2025.11.12 ~ 2026.3.11119일10.1°
목성2026.12.13 ~ 2027.4.13121일10.0°
토성2025.7.13 ~ 2025.11.28138일6.8°
토성2026.7.27 ~ 2026.12.11137일6.8°
정보호수 계산(세계시 기준 날짜). 하루 이틀 차이는 멈춤의 정의와 시간대에 따라 생깁니다.

세 행성의 차이가 분명합니다. 지구에서 멀리 있는 행성일수록 뒤로 가는 폭은 작아지고(화성 19°, 목성 10°, 토성 7°), 대신 역행 기간은 길어집니다(약 80일, 120일, 137일). 다시 역행하기까지의 간격도 다릅니다. 화성은 약 2년 2개월에 한 번이지만 목성과 토성은 거의 해마다 역행합니다. 지구가 멀고 느린 행성을 더 자주, 그러나 더 작은 각도로 추월하기 때문입니다. 고대 모형이 행성마다 주전원의 크기와 속도를 다르게 잡아야 했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 모형에서 화성의 주전원이 목성·토성보다 훨씬 크게 잡힌 것도 역행 폭이 가장 큰 행성이 화성이라는 관측과 맞아떨어집니다.

2026년 10월부터 2027년 6월까지 화성의 황경 변화 그래프
2027년 1월 11일 멈춘 화성은 81일 동안 서쪽으로 19.5° 돌아갔다가 4월 2일 다시 동쪽으로 움직입니다. 역행 한가운데인 2월 19일 무렵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충이 옵니다.

다음 화성 역행은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화성은 사자자리의 1등성 레굴루스 근처에서 역행합니다. 계산해 보면 화성은 레굴루스와 같은 황경을 세 번 지납니다. 2026년 11월 27일(레굴루스와 약 1.8° 떨어짐), 역행 중인 2027년 2월 22일(약 4.0°), 다시 순행하는 5월 16일(약 1.3°)입니다. 2월 충 무렵 화성은 약 −1.1등급으로 레굴루스보다 훨씬 밝고, 지구와의 거리는 약 0.68천문단위(약 1억 100만km)입니다. 몇 주 간격으로 레굴루스와 화성의 위치를 같은 시각에 스케치하면 고대 천문학자들이 설명하려 했던 그 고리를 직접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역행 하나만 보면 어떤 모형이 맞는지 알 수 있나요?

어느 모형이든 ‘역행을 설명한다’는 말 뒤에는 어떤 관측을 어느 조건까지라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세 장면의 방향 변화에 맞춘 가상 모형이 다른 날짜의 위치까지 맞힌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일부 경로를 그려 본 것과 더 넓은 자료로 검증한 것은 다른 단계입니다.

역행을 읽는 가장 유용한 습관은 간단합니다. ‘무엇이 뒤로 움직였나’라고 묻기 전에 ‘어디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본 방향인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상해 보이던 행성의 발걸음이 천체 하나의 변덕이 아니라 관측자와 대상 사이의 관계로 바뀌어 보입니다.

계산 방법과 참고 자료

행성 위치는 PyEphem 4.2.1로 지구 중심에서 본 그날 기준 황경을 하루 간격으로 구했습니다. 하루 이동량의 부호가 바뀌는 날을 멈춤으로 보았으므로 실제 멈춤 시각과는 하루 안쪽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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